생활보조금(SSI) 관심 부쩍 늘어 연방 사회보장국이 지난해 말 발표한 대로 생활비 조정 프로그램에 따라 5.9% 인상된 소셜 시큐리티 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소셜 연금에 적용하는 생활비 조정 인상은 1%~1.3% 선이었다. 6%에 가까운 인상은 지난 40년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콜롬비아 노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재작년에서 작년에는 한 10달러 정도가 올랐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50달러 이상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인상액은 말 그대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A씨가 피부로 느끼는 늘어난 생활비에 비하면 결코 넉넉하지 않다. 연방 노동국이 발표한 지난 12개월 물가 상승률은 6.8%다. 1982년 후 가장 큰 오름세를 기록했다. 로럴 시니어 아파트 거주자인 B씨는 “장 볼 때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실감한다. 무서워서 파 한 단도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팬데믹 전 3~4단에 1달러 선이던 파는 가격이 가장 높이 치솟았을 때 한 단에 1달러를 웃돌았다. 식자재비 인상에 이어 개스비 인상으로 인한 부담도 또 다른 현상을 낳고 있다. C씨는 “2년 가까이 차 쓸 일이 거의 없어 그냥 세워 두었더니 이젠 시동이 안 걸린다. 개스비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차를 고치는 것도 부담이 돼서 그냥 없애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스비는 전년 대비 5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젊은 층은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노인 아파트에서 전기차를 타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충전 환경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오른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아파트 렌트비다.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 10여 년 전쯤 입주했다. 그는 “처음엔 500달러 후반대에서 시작했는데 해마다 조금씩 렌트비가 인상돼 올해는 700달러를 낸다.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은 같은 사이즈여도 1000달러 가까이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나마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경우다. 쇠약해져 도움이 필요해지면 어시스티드 리빙이나 요양 시설 입소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다양한 시니어 하우징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어시스티드 리빙 평균 비용은 월 4300달러였다. 근로 기록이 없는 많은 한인 노인들이 받고 있는 생활 보조금(SSI)도 물가 상승률에 따라 상향조정 됐다. 2021년 794달러였던 최대 월 지급액이 2022년에는 841달러다. 일하면서 보고한 과세 소득을 기준으로 복잡한 계산법에 따라 정산되는 소셜 연금과 달리 생활 보조금을 신청할 때는 수입과 재산 정도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 말 그대로 이 혜택은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에 따르면,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은 소득원이 급여인 경우 개인 1673달러(커플 2467달러) 미만, 소득원이 급여가 아닌 경우 개인 814달러(커플 1211달러) 미만이다. 생활 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소셜 시큐리티 오피스에 연락해 면담/신청일을 예약해야 한다. 한인 노인의 경제 상황은 독특하다. 이민 온 자녀의 자녀, 즉 손주를 돌보기 위해 도미한 세대가 근로 기록이 없어 대부분 극빈자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이제 은퇴 연령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세대는 은퇴 자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극빈자 혜택 수혜 조건에서도 벗어난다. 은퇴 준비가 절실하다. 사회 보장국 웹사이트(www.ssa.gov)에서 한글로 된 정보를 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워낙 복잡하고, 미국식 사고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사람에겐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