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대통령의 품격]겸손 관용 인내의 리더

[2022 신년기획]대통령의 품격 “주민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 혼란을 헤쳐나가는 뚝심, 파벌을 아우르는 관용, 권력에 대한 초연함 등 미국 기본 가치관 세운 것에 그의 위대함이 있다” 오는 3월 9일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통령 제도를 세계 최초로 만든 조지 워싱턴(1732~1799)은 국민들에게 건국의 아버지로서 사랑과 존경을 받는 존재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에 있는 마운트 버논은 그가 유년기를 보낸 곳이자 은퇴 후 여생을 보낸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1860년 대중에게 문을 연 후 현재까지 약 850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연례 방문객은 100만 명이 넘는다. 두 번의 증축을 거친 저택은 사실 다른 남부의 유명 저택에 비하면 그다지 웅장하다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오히려 소박한 편이다. 그러나 저택 옆에 세워진 박물관은 대도시의 유명 박물관 못지않은 볼거리와 교육 자료를 제공한다. 조지워싱턴 일생과 부인 마르타 워싱턴의 성품과 역할까지 자세히 묘사하며 초대 대통령 부부의 삶을 재조명한다. 미국이 짧은 역사 때문에 모든 역사적 건물, 그림, 서신, 골동품에 열광한다는 보편적인 해석을 차치하고라도, 초대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의 대통령사와는 대조적이다. ▷솔직한 평가 시대적 배경상 건국의 아버지 또한 유년 시절에는 영국과 그 귀족 사회를 동경한 소년이었다는 것, 대중이 짐작하는 것과 달리 유복하지 않았던 터에 정규 교육을 많이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 달변가이거나 사상가는 아니었다는 것 등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가지는 의미는 그의 뛰어남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다. 그의 가치와 매력은 개인적인 상황을 뛰어넘는 발전성과 자기 계발, 인류애와 삶에 대한 열정 등이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한 식민지 주민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 막 새로 건립된 나라의 혼란을 헤쳐나가는 뚝심과 돌파력, 파벌을 아우르는 관용, 권력에 대한 초연함 등이 현재까지 미국을 관통하는 기본 가치관의 시작으로 여겨진다는 것에 그의 위대함이 있다. ▷인간 존중 워싱턴이 군인으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1750년대 미국에는 정규 영국군과 그 아래 식민지 주의 자체 군대가 함께 존재했다. 영국군이 귀족 가문의 영향에 따라 지휘 계급이 결정되던 것과 달리 버지니아 자체 군대의 수장이던 워싱턴은 성과에 따른 등용을 중시했다. 워싱턴 휘하의 군인들은 그의 체력과 추진력, 일의 우선순위와 정확성, 공명정대함과 통찰력 등을 칭송했다. 이와 더불어 명예와 영광을 향한 열정, 성취 욕구와 그에 따른 공정한 경쟁의식 고취에 대한 찬사가 담긴 서신들이 보존되고 있다. 지도자의 인품이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버지니아 농장주 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추대받기 전 마운트 버논의 농장주로서 가문의 번영을 꾀한 1760년대 후반부터 1770년대 중반까지는 그가 경제적 안목을 넓힌 시기다. 그리고 그 유명한 보스턴 티 사건의 격동기이기도 하다.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대변자 없이는 세금을 낼 수 없다)는 외침은 정치인들이 주민의 대변자(Representative)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사상이다. 식민지에 대한 영국의 조세 방침이 일방적인 착취 수준이라는 것에 대한 반발은 결국 왕정 및 군주제에 대한 시민 혁명과 맞닿는 이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초소형 왕국의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농장주가 이런 개념을 갖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최근 워싱턴 또한 노예를 소유했었다는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는 시대적 상황이었다는 것과 학대에 대한 정황보다 오히려 노예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팔려나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 아내의 사망과 함께 본인 소속 노예들이 해방될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는 것, 실제적으로 버지니아주의 초대 유력 인사 중 노예를 해방한 것은 워싱턴이 유일하다는 점 등이 그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를 굳건하게 했다. ▷영광과 상처, 뒤안길 워싱턴은 미국 역사상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다. 물론, 국민 수가 현저히 적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한다. 1789년 일반인 투표에서 워싱턴은 1위를 차지하며 유력한 후보가 됐다. 대통령 지명권을 가진 선거인단 투표에서, 13개 주 중 선거인단을 지명하지 못한 뉴욕주를 제외한 12개 주 69명의 선거인단(2표씩 배정) 모두 워싱턴에게 한 표를 던졌다. 69명의 나머지 한 표는 11명의 다른 후보들에게 갈렸는데, 두 번째로 많이 득표한 존 애덤스가 당시 헌법 기준으로 부통령에 당선됐다. 군주제와는 다른 체계를 세운다는 것, 연방제를 도입한다는 것 등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행착오와 주장이 뚜렷한 인물들과의 정치적 대립 또한 피할 수 없다. 지지하는 세력과 음해하는 세력 사이에서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 그 모든 혼란 가운데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가장 우선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하고 추구한다는 것은 결코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지 워싱턴은 두 번의 임기를 끝으로 종신 추대를 마다하고 마운트 버논으로 돌아와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전철을 따라 미국은 대통령이 두 번의 임기를 넘기지 않는 것을 지도자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논=김은정 기자

01/21/2022 | 12:00: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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