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사 만명 양성 꿈꾼다

[단독 인터뷰]백종근 WIPS 미국법인장 “삼성전자-애플 7년간 특허분쟁 사례, 총성 없는 특허전쟁 시대 살고 있다. 앞으로 더욱 치열, 특허전사 양성 시급” 총성 없는 특허전쟁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애플의 7년간 특허분쟁에서 본 것처럼, 현대사회 특허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만큼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글로벌 특허전쟁에 투입할 특허전사 만명 양성을 꿈꾸고 있는 백종근 WIPS 미국법인장(사진)을 버지니아주 비엔나에서 만났다. 대중에 알려진 삼성-애플 특허분쟁 외에도 전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특허전쟁은 초반전이 중요하다. 예를들어 A기업이 “우리만의 특허기술을 B기업이 침해하고 있다”며 싸움을 걸고 나설 때, B기업은 A기업의 특허를 무효화하는 전술을 구사하게 된다. A기업이 특허를 창으로 내세우며 돌진하기 전에 A기업의 특허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무효화 방법은 간단하다. 수년 전 A기업이 특허출원할 당시, 한국·중국·일본 등 국가에 이미 그런 특허가 존재했다는 것을 찾아내면 된다. 백 법인장은 “특허출원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100% 완벽하게 못한다. 미국 특허청에서 전세계 자료를 모두 보고 출원해야 하는데, 그 많은 자료를 다 자세하게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빈틈이 생긴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특허를 찾아내는 전문인력을 한국에서는 ‘특허조사원’, 미국에서는 ‘패턴트 리서처(Patent Researcher)’라고 부른다. 특허변호사나 특허에이전트와는 다르다. 백 법인장은 “미국에서 특허에이전트는 특허출원 대리 업무를 주로 한다. 특허변호사는 소송업무에 관심이 있고, 특허조사 업무는 안하려고 한다”며 “특허로펌은 일반적으로 특허조사 업무를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한다. 이렇게 형성되는 특허조사 시장 규모는 4억달러나 되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 특허조사원들의 인건비는 한국 특허조사원의 3~4배 정도라고 백 법인장은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미국 특허조사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다. 전세계 특허의 70%가 한국·중국·일본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나 중국어 일본어를 잘하는 게 경쟁력이다. 특허 검색에 필요한 수준의 영어는 요즘 한국 청년들도 잘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5년 내에 만명의 한국인 특허조사원을 양성하고 싶다고 했다. 백 법인장은 “요즘 한국의 이공계대학 졸업생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은퇴한 과학자들도 특허조사원이 될 수 있다”며 “특허조사 1건에 3일 정도 걸리고, 한달에 2~3건만 해도 생활비가 나온다. 재택근무와 업무시간대 조정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지식노동으로, 요즘 한국인들에게 적합하다”고 했다. 특허전사 양성 비전을 품고 있는 백종근 법인장은 1998~2011년 한국 특허청 산하 특허정보원에서 일했다. 2009년에 특허정보원 미국 지사장으로 왔다가 한국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로펌에서 일을 배우고 싶어 한국 특허정보원에 휴직계를 내고 미국에 남았다. 휴직기간이 끝난 뒤 특허정보원에 사표를 내고, 2012년 WIPS 미국법인장을 맡았다”고 했다. WIPS는 한국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 본사가 있다. 직원은 500명 정도다. WIPS는 전세계 특허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특허와 경영정보를 검색하게 해주는 회사다. 구글과 달리 체계화된 전세계 특허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WIPS의 고객은 한국 특허청과 삼성전자 등으로, 한국 시장 점유율이 70% 가까이 된다. 백 법인장은 “한국 특허청에서 심사관을 많이 늘릴 수는 없고, 심사는 빨리해줘야 하기 때문에 특허조사 업무는 외부에 하청을 준다. WIPS는 유사기술이 다른 나라에 있는지 등 선행기술을 조사해 보고한다”며 “삼성전자는 특허공격을 가장 많이 당하는 회사로, 특허 출원 전 조사를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있다”고 했다. 1999년 설립된 WIPS는 10년차에 미국 기업 특허조사 니드가 증가하는 것을 보며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특허청 사업도 수주했다. 백 법인장은 “한국 특허청의 비슷한 업무를 맡았던 실적을 인정받아 미국 특허청 프로젝트를 따냈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12/03/2021 | 07:43:2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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