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장중진 교수 인터뷰] “마음 비우고 순수한 마음으로 좋은 퀄리티 음악을 연주하면 언젠가 성공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한인으로는 드물게 음악계 최고 명문 존스홉킨스 피바디 음대 교수로 있는 장중진 비올리스트가 워싱턴 한인 학생들에게 전한 말이다. 음악을 하는 자녀나 손주에게 장 교수 삶의 이야기를 전해주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장 교수는 만 6세 바이올린 입문, 1981년 13세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커티스 음악원 시절 세계적인 지휘자 알렉산더 슈나이더의 영향으로 바이올린 전공에서 비올라로 악기를 바꿔 지금까지 비올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장 교수는 커티스 졸업 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비올라 부수석을 거쳐, 2006년도에 수석으로 발탁됐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한 기간은 28년이다. 장 교수는 8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워싱턴 한인 학생들에게 피바디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피바디 음대의 오디션 시험에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한번 경험으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며 “학교 분위기와 환경이 영화에 나올 만큼 좋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음악을 하는 학생들에게 “성공하려는 마음을 비우고 차근차근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순수한 마음으로 연주하면 언젠가 성공의 문이 열리지 않을까”라며 본인의 삶에서 나온 조언을 건넸다. 풍족한 가정에서 성장한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장 교수는 어릴 적 어려워진 집안 경제 상황에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구들과 길거리에서 연주(버스킹)해서 번 돈으로 밥을 사 먹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고 말했다. 15~19세에는 마비 증상이 생겨 비브라토를 하지 못해 바이올린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필라델피아에서 좋은 선생님 야사 브로드스키를 만나 어려운 시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사 브로드스키는 줄리어드 도로시 딜레이와 쌍벽을 이루는 전설적인 바이올린 교수로 유명하다. 장 교수는 지난 28년간 음악계 거장 지휘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그동안 연주하면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지휘자는 야닉 네제세겡(현 지휘자)인 것 같다”며 “15년 전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와도 잘 맞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성공’이라는 단어에 매우 어색해하는 장 교수는 인터뷰 중 “음악을 잘하는 한인들이 너무 많다”며 한인들의 음악성을 극찬하기도 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데이비드 김)과 바이올린 부악장(줄리엣 강), 첼로 부수석(프리스킬라 리) 자리를 다 한인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올라를 시작하게 된 계기로는 “부드러운 음색이 체질과 성격에 잘 맞아서 시작하게 됐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바이올린보다는 비올라가 더 잘 맞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내년 1월 말에는 대만 여성 작곡가의 비올라 협주곡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초연하게 되는데 솔로를 맡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4월 말에는 피바디 음대에서 예정된 스트라우스의 <돈키호테>를 학생들과 협연할 예정이다. 김샤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