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목표를 하나 세우고 도전하세요, 성공합니다”

미주한인 최대 식품유통기업 ‘리브라더스’ 일궈낸 이승만 회장 한인 식품유통기업 ‘리브라더스’의 본사 건물은 메릴랜드주 엘리컷 시티에 있다. 사무실이 달려 있는 웨어하우스에서 미 전역은 물론 중국, 유럽까지 리브라더스의 제품들이 퍼져나간다. 30만 스퀘어피트의 창고에 있는 물건들은 컴퓨터 시스템으로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정리, 분류되고 판매된다. 직원들과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으며 엄청난 크기의 웨어하우스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이승만 회장은 작아 보이지 않았다. “지난 30년간 감사하게도 매출이 줄지 않았어요.” 이 회장의 조용한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함께 경영하는 두 아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도 했다. 평소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가 지난 달 모처럼 외출을 했다.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기금으로 10만달러를 내놓은 것이다. 적지 않은 액수인 데다 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기업의 총수가 직접 전달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에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이 회장은 “리브라더스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준 한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또 워싱턴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이 꼭 성취되도록 일조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히며 “모금운동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거금을 기부해 모금 운동이 탄력을 받았다는 말이 들린다 한인사회에 반드시 있어야할 커뮤니티센터이기 때문에 결심했다. 8월 마지막 날을 택한 것은 해방 71주년을 기억하자는 상징적인 메시지 전달의 뜻도 있었다. 민족애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데 아직 센터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미였다. 건립준비위원회가 열심히 잘 하고 있지만 이러다가 흐지부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나 때문에 목돈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기쁘겠다. 한인 동포사회에서 200-300만달러는 먼저 모아야 한국 정부도, 기업도 신경 쓰지 않겠는가? 한 가정 1,000달러 기부하기 캠페인을 제안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돈이기는 하나 가정 단위로 생각하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절대 소액 기부자를 무시하는 말이 아니다. 한인이 20만, 25만 된다니까 그중 1, 2만 가정이 마음을 모으면 의외로 쉽게 되리라 본다. 한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기자회견 초청에 응했다. 워싱턴 지역에 반드시 커뮤니티센터가 필요하다는 확신에서다. 이 사업이 미국의 수도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나가면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리라 본다. 각종 필요한 모임을 위한 장소일 뿐 아니라 토론하고 비전을 세우며 한인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틀이 될 것이다. 센터 건립위에 조언을 해준다면? 황원균 대표간사 이하 모든 분들이 각자 생업에 바쁘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어 간섭을 하는 것처럼 비췰까봐 극히 조심스럽다. 다만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면 이왕 시작했으니 능력이 있는 분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내 설득했으면 어떨까 한다. 또 그런 분들을 따로 초청해 모임을 갖고 비전을 설명하며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과거처럼 여기저기서 돈을 모으다가 마는 그런 모금 캠페인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치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이승만 회장의 원래 꿈은 정치인이 되는 것이었다. 작은 체구지만 유도로 단련된 몸에 웅변도 잘해 성균관대 재학시절(정치외교학과) 고려대가 주최한 모의국회에서 두 번이나 상을 타기도 했다. 강원도 강릉 오죽헌의 이율곡 선생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오게 된다. 그의 말을 빌자면 “강릉에서 서울로 유학한 전무후무한 케이스”였다. 성균관대에 진학해 총학생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4.19가 일어나고 서울이 아수라장이던 시절 선무반을 만들어 서울 시경과 함께 치안에 힘쓰기도 했다. 이 회장은 “3일간 통일 천하를 다스리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송유찬 계엄사령관이 감사한 마음에 20만원을 줬던 기억도 있다. 등록금이 4,900원하던 시절이었다. 그 때의 일로 건국포장을 받은 그는 지금까지 연금을 받는다. 그 연금을 이 회장은 모교 후배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1968년 미국 유학을 왔다가 1973년 한국서 유신헌법 선포와 함께 총선이 실시되자 출마를 결심했다. 하지만 포부와 달리 운은 따르지 않았다. 눈을 다쳐 포기해야 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착실히 준비하자는 생각에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아무래도 의식주 관련 사업이 좋지 않겠어?” 스승 조동필 교수의 제안이었다. 처음 손을 댄 선물용 상품 판매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경험도 없고 열악한 상황에서 미국 업체들과의 무리한 경쟁은 안 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조 교수의 조언도 생각이 났다. 마침 한인 이민자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식품업계로 방향이 잡혔다. 사업에 올인 “무엇이든 시작을 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정말 토요일, 일요일 없이 일만 했어요.” 사업은 번창했다. ‘Rhee Bros., Inc’라는 이름의 도매업이었다. 그러나 그를 괴롭히는 일이 있었다. 한인들의 무질서한 상도의였다. 물품 대금을 못 받기 일쑤였다. 소매상인들과 날마다 부딪쳤다. “안되겠다 싶어 나도 리테일을 하자 결심했지요.” 그렇게 ‘롯데’ 마트가 생겨났다. 1979년 락빌에 처음 세워진 것이다. 1만2,000 스퀘어피트. LA에 크다는 상점이 7,000 스퀘어피트 정도일 때였다. 크게 시작했을 뿐 아니라 시스템을 현대화했다. 한국 식품점인데 미국인, 중국인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한인들은 일본, 중국 식품업소를 기웃거려야 했었다. 이 회장은 “도매, 소매로 성공한 사람은 내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며 “바르게 하려고 노력해왔고 이제 한인사회도 질서가 잡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함께 크는 기업 10여년 전 현재의 장소로 이전해온 본사에는 현재 2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과거 상품 브랜드를 일일이 정하는 등 이 회장이 손끝이 안닿는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덩치가 너무 크다. 함께 해야 발전해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변화됐다. “직원들에게 너무 형식적인 것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혼자 할 수 없으니까요. 직원들도 제 마음을 이해하고 잘 따라와 주죠. 겸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장터우동, 아씨, 하나, 해물모듬... OM 방식으로 물건을 생산할 때 이 회장이 직접 고안한 브랜드가 아주 많다. 그러나 이제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두 아들과 직원들이 미국 내 최대 아시안 식품 유통 기업의 미래를 더 발전시킬 역량을 갖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업은 하기에 달린 것 성공의 비결이 뭘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목표를 정했으면 열심히 하세요. 안되면 또하고.... 처음 제가 어느 직장에서 일할 때가 생각납니다. 너무 멀어 그만 두겠다고 하자 주인이 붙들어요. 그렇게 열심히 했어요. 청년 실업이요? 무슨 일에든 최선을 다하면 일이 찾아들어와요. 작은 일에 소홀하면 큰 일도 못해요.” 그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방의 벽에 빨간 점 하나를 그려 붙여놓았다.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왔다. 이 회장이 한인커뮤니티센터에 점을 찍고 손을 대기 시작했으니 그 사업도 조만간 결말이 날 듯 싶다. 해피 엔딩으로. 이병한 기자

09/09/2016 | 12:00: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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