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1847∼1922)의 실제 음성이 최초로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29일약 130년 전 녹음된 벨의 육성을 최근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회도서관과 공동으로 복원해냈다고 밝혔다. 벨은 첫 전화실험에 성공하고 나서 9년이 지난 뒤인 1885년 4월15일 워싱턴의 볼타 연구소에서 왁싱 처리된 마분지 디스크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했다. 녹음본에는 그가 “내 목소리를 들어봐요.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뚜렷이 담겨 있다. 지직거리기는 하지만 벨의 스코틀랜드 억양까지 확연히 묻어난다. 그밖의 육성은 대부분 “3달러 반”, “7달러 29센트”, “3천785달러 56센트” 등 돈을 세는 소리다. 해당 디스크는 볼타 연구소에서 나온 초기 녹음 200여건과 함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1세기가 넘도록 먼지를 뒤집어쓰고 잠들어 있었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도 연약한 상태의 원판이 손상될까봐 그동안 재생을 시도해 보지 못했다고 칼린 스티븐스 학예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러나 2008년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가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1860년 판 프랑스 민요를 10초간 복원하면서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다. 연구진들은 지난 2011년 벨의 육성을 포함한 초기녹음 6건을 갖고 본격적인 소리 복원 절차에 들어갔다. 소리를 3차원 초고선명(UHD) 디지털 이미지로 만든 뒤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다시 소리로 변환하는 작업이었다. 특히 벨이 녹음 날짜를 적고 서명까지 한 자필 녹취록을 남겨 육성녹음 진본을 찾기가 더 수월했다. 스티븐스 학예사는 “벨이 돈 세는 소리를 녹음한 것은 상업적 녹음기를 만들 생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역사적으로 흥미롭고 의미가 깊은 녹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