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5개 대기업 연방 법인세 면제…바이든 “세법 공평하게 바꿀 것” 미국 대기업 상당수가 연방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낸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 규모 대기업 중 최소 55곳이 수십억 달러의 수익에 대한 연방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은 세법에 명시된 합법적인 공제 또는 면제 조항을 다양하게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세경제정책연구소 보고서에는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와 대형 전력회사 콘에디슨 등이 작년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페덱스, 나이키, 듀크에너지 등 26개 기업은 총 770억 달러의 수익을 신고했음에도 지난 3년간 연방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았으며, 오히려 수백만 달러의 세금 환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많은 수익에도 세금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감세 조치와 코로나 19 사태를 꼽을 수 있다.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통과시킨 개정 세법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다. 이에 따라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유틸리티 회사인 DTE에너지는 노후화된 인프라 현대화와 새로운 태양광·풍력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유로 3년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으며, 듀크에너지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같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법 조항을 이용해 90억 달러 상당의 연방세금을 미룰 수 있었다.또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통과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서 지난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로 팬데믹 이전에 벌어들인 수익을 상쇄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기업들이 세금을 피할 수 있게 하는데 한몫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페덱스가 이 조항을 활용해 세금을 줄였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율을 28%까지 인상하고,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바꿀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이번 보고서가 더 주목을 받게 됐으며, 법인세 인상안의 지지자들은 해당 개정안이 소득 상위 계층인 개인과 기업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요구하면서 세법을 더 공평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세를 내지 않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아마존을 직접적으로 지목했으며, 그는 "아마존은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다양한 허점을 이용하는 기업 중 하나"라며 "이는 중산층 가구가 20%가 넘는 세율을 내는 것과 뚜렷하게 대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