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와 깊은 정을 나누고... #1

별리. 헤어짐은 아무리 재회의 기약이 있다 하더라도 아픕니다. 정이 든 만큼 더 아픕니다. 한달을 넘게 로키와 함께 깊은 정을 나누며 한 계절을 넘어 또 한 계절을 맞이하며 보낸 시간들. 여름의 끝자락에 들어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한 가을이 깊어가더니 백설이 만건곤한 겨울의 문턱에 섰으니 참 오래도 사귄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두고 떠나는 마음이 퍽 애잔합니다. 어쩌면 이토록 고운 로키의 가을색이 더욱 그러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온통 마음과 시선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9월의 가을 로키. 이제 작별을 고하며 벽옥처럼 고운 자스퍼를 떠납니다. 달리는 차창으로 스치고 지나는 로키의 모든 풍경들이 연신 손을 흔들며 가장 빼어난 자태를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더욱 푸르고 깊어진 하늘. 한껏 부드러워진 양떼 구름. 예전보다 더 희어진 암산 기봉들. 시리도록 맑은 호수들. 상록수의 푸르름 속에 노랗게 물들어가는 활엽수들의 마지막 광기가 장엄한 대자연의 서사시를 써내려 가는듯해 보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져가는 가을색. 혹독한 기후와 척박한 토양에 그저 가까스로 생명을 부지하던 드문 활엽수들이 잠시 삶의 끈을 느슨하게 놓자 순식간에 로키의 산하는 주황으로 물들어 버립니다. 이들을 만나면 하루 기분 좋은 일들이 이어진다는 귀한 산 양들도 우리들의 배웅을 나온 양 길가에 줄을서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번다한 도시의 삶의 하중이 버겁도록 무거울 때 산으로 갑니다. 요즘처럼 산이 가장 화려한 가을날에 들어서면 들끓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며 세상사 모두 잊혀지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번잡한 저잣거리의 수란함도 집착의 끈을 놓지못하고 바둥거리며 살아가는 피로감도 얽히고 설킨 관계의 고단함도 여기에는 없습니다. 바쁜 일상이 사라진 그 자리에는 차분한 마음의 평정과 고요한 평화의 침묵만이 있습니다. 그저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며 한발 한발 디뎌 산길을 오르며 만나는 풍경에 오감을 열어 눈을 주고 마음을 열고 내음을 맡으며 귀를 모으고 자연이 주는 참맛을 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마음 속 응어리진 한 같은 육중한 삶의 노폐물들이 내 몸에서 빠져나오고 가슴 가득 산을 닮은 맑고 푸른 덕성으로 채워집니다. 오늘처럼 만추의 서정이 만산에 가득한 캐나다 로키의 한 산자락을 오를때면 더욱 실감하는 기쁨의 고행입니다. 9월도 채 보내지 않았는데 벌써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해봅니다. 천상의 길을 품고 있는 윌콕스 패스트레킹. 밴프와 자스퍼의 경계쯤에 있는 3500미터 높이의 아스바스카 빙산을 바치고 있는 서울의 절반 크기인 콜럼비아 빙원에서 시작되는 트레일. 눈앞에 영화 닥터 지바고의 촬영장으로 이용된 콜럽비아 빙원이 그 장면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트레일은 컬럼비아 빙원을 방문하는 바퀴가 집채만 하게 달고 달리는 우람하게 생긴 설상차를 타고 탐험하는 시발점, 컬럼비아 빙원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남쪽으로 월콕스 크릭 캠프장 주차장에서 시작이 됩니다. 이 길을 개척한 프랑스의 탐험가 윌콕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으로 캐나다 로키의 개척사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 루이스 호수를 지나 북쪽으로 진군하며 아이스필드 길을 개척하던 탐험대는 아사바스카 빙원 아래서 장애물에 도착되었고 말을 타고 가기에는 순와프타 계곡은 너무나도 험준해 우회하며 오른 길이 이 윌콕스 패스랍니다. 그 당시 지금보다는 더욱 더 태고의 지순한 풍경을 간직했을 로키의 풍경을 보며 그는 얼마나 가슴 벅차고 마냥 흥분을 했을까? 그 낯설고 생경한 미지의 땅에서 치명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하고 그는 얼마나 행복해 했을까? 천상의 화원으로 이르는 듯한 야생화의 군무를 바라보며 오른 이 천국의 계단에서 그는 얼마나 삶의 희열을 느끼며 올랐을까? 하는 생각에 접어드니 마치 내가 그가 된 듯 몸이 뜨거워집니다. www.mijutrekking.com 미주 트래킹 여행사: 540-847-5353

10/15/2018 | 03:15:3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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